강아지 여름 털 밀기, 견종별 기준과 미용 후 탈모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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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너무 더워서 우리 아이들의 털을 밀면 시원해질까? 라고 궁금해 하시는 보호자분들이 많으실겁니다. 실제로도 많이 받는 질문인데요, 결론부터 말씀 드리면 아직 근거가 부족한 이야기이고, 털을 미는 것이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습니다. 강아지의 체온 조절은 어떤 방식으로 하는지, 털을 미는 것이 실제로 도움이 되는지, 어떠한 문제점들이 생길 수 있는지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강아지는 피부가 아니라 헐떡임으로 열을 식힙니다

사람은 땀을 흘리고 그 땀이 마르면서 열이 빠져나갑니다. 강아지는 그 방법을 쓰지 못합니다. 발바닥에 땀샘이 있긴 하지만 몸 전체로 보면 너무 작아서 체온을 내리는 데는 큰 도움이 안 됩니다.

대신 헥헥거리며 숨을 몰아쉽니다. 이때 숨 쉬는 횟수는 확 늘리면서 한 번에 마시는 공기 양은 줄입니다. 폐 깊은 곳까지 무리하게 들이마시면 몸속 균형이 깨지기 때문에, 입과 코 쪽 공기만 빠르게 갈아치우는 방식입니다.

물이 실제로 마르는 곳은 콧속입니다. 강아지 콧속에는 얇은 뼈가 두루마리처럼 말려 있어서 겉보기보다 속 면적이 훨씬 넓습니다. 더워지면 이쪽으로 피가 몰리고, 그 피가 물을 말릴 열을 내주면서 자기는 식은 채로 몸에 돌아갑니다. 콧속에 있는 분비샘도 마를 물을 따로 내보내는데, 더울 때 늘어나는 증발량의 20~35% 정도를 이 분비샘이 담당한다고 알려져있습니다.

여기서 알 수 있는 점은, 결국 강아지가 체온을 조절하는 곳은 피부가 아니라 코와 입에 달려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털을 밀어 피부를 드러내도 체온 조절에 크게 도움이 되는 것만은 아닙니다.

털은 단열재라서 양쪽을 다 막습니다

털이 하는 일은 공기를 붙잡아 두는 것입니다. 가만히 있는 공기는 열을 잘 전달하지 않아서 단열재 역할을 합니다. 그런데 단열에는 방향이 없습니다. 바깥 열이 들어오는 것도 막고, 몸속 열이 나가는 것도 막습니다.

그래서 털이 있으면 무조건 덥다는 말도, 밀면 무조건 시원하다는 말도 맞지 않습니다. 바깥이 체온보다 서늘하면 털을 걷어낸 쪽이 열을 버리기 쉽지만, 한여름 아스팔트 위처럼 바닥에서 열기가 올라오는 곳에서는 오히려 열이 들어오는 길이 열립니다. 같은 날에도 시간대에 따라 조건이 바뀌니 한쪽으로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다만 어떤 경우든 나쁜 상태가 하나 있습니다. 엉켜서 뭉친 털입니다. 빠져야 할 속털이 안 빠지고 뭉치면 그 안에 공기가 사라지면서, 단열재가 아니라 열을 가두는 담요가 됩니다. 이럴 때는 빗거나 밀어서 걷어내는 게 확실히 낫습니다.

밀어도 되는 견종과 밀면 안 되는 견종

보통 단일모냐 이중모냐로 나누시는데, 이 기준은 조금 애매합니다. 견종 표준으로는 이중모인데 밀어도 별문제 없는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중요한 건 그 털이 계속 자라느냐, 아니면 정해진 길이에서 멈추느냐입니다.

강아지는 털구멍 하나에서 여러 가닥이 같이 나옵니다. 굵은 겉털 한 가닥이 가운데에 있고, 가는 속털 여러 가닥이 둘러싸는 모양입니다. 겉털은 모양을 잡고 물이나 자극을 막아주고, 속털은 공기를 머금어 보온을 맡습니다.

이 둘은 자라는 속도가 다릅니다. 겉털은 천천히 자라고 다 자라면 몇 년씩 그 자리에 그대로 있습니다. 속털은 훨씬 빨리 갈려서 1년에도 여러 번 바뀝니다. 여기에 낮 길이와 기온이 영향을 줘서 보통 봄가을에 털갈이를 합니다.

구분대표 견종짧게 밀었을 때
털이 계속 자라는 견종푸들, 말티즈, 시추, 비숑시간이 지나면 원래 길이로 돌아옵니다. 원래 정기 미용이 필요한 털입니다
속털이 빽빽한 견종포메라니안, 스피츠, 시베리안 허스키, 사모예드, 차우차우, 진돗개, 시바회복이 느리고, 드물게 아예 안 자라기도 합니다
중간 정도골든 리트리버, 웰시 코기, 보더 콜리털 느낌이나 색이 달라질 수 있어 삭발은 권하지 않습니다

속털이 빽빽한 견종의 털이 바로 원래대로 돌아오지 않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밀면 겉털과 속털이 한꺼번에 잘리는데, 회전이 빠른 속털은 먼저 올라오지만 몇 년에 한 번 갈리는 겉털은 그 속도를 못 따라갑니다. 속털만 먼저 자리를 채우니 뭉툭하고 푸석하게 보입니다. 밀고 나서 털이 이상해졌다고 하시는 경우가 대개 이런 상태입니다.

여름철 강아지 여름 털 밀기 대신 그늘에서 쉬고 있는 포메라니안

털을 밀면 열사병을 막을 수 있을까요

열사병 위험을 크게 조사한 연구가 있습니다. 영국에서 동물병원 진료 기록 90만 마리분을 분석한 2020년 연구인데, 여기서 위험을 높인다고 확인된 건 다음과 같았습니다.

  • 견종 — 차우차우, 불독, 프렌치 불독 등
  • 코가 납작한 경우 — 견종보다도 이쪽 영향이 더 컸습니다
  • 체중 — 같은 견종 평균보다 무거운 경우
  • 나이 — 두 살이 넘으면 위험이 올라가고, 두 살 미만과 비교하면 6~8세는 1.53배, 12세가 넘으면 1.75배였습니다
  • 운동 — 전체 사례의 74.2%가 운동 중에 생겼습니다

이 연구에서는 열사병의 위험요인 중에 털의 길이는 없었습니다. 따라서, 아직 털 길이가 열사병에 큰 영향을 주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모르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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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게 밀었을 때 생기는 문제 세 가지

첫째, 털이 다시 안 날 수 있습니다. 미용 후 탈모라고 부르는데, 털이 자라고 쉬는 주기가 쉬는 단계에서 멈춰버리는 게 원인으로 봅니다. 보통 민 지 3개월이 지나도 털이 자라날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 이 문제를 의심합니다. 대부분 1년 안에는 돌아오지만 2년까지 걸린 경우도 보고돼 있습니다. 포메라니안, 시베리안 허스키, 알래스칸 말라뮤트, 사모예드, 차우차우처럼 속털이 빽빽한 견종에서 특히 자주 보입니다.

다만 털이 안 난다고 전부 미용 탓은 아닙니다. 아래 경우들을 같이 확인해야 합니다.

가능한 원인어떻게 구분하나
미용 후 탈모민 부위와 털 없는 부위가 딱 겹치고, 잘린 경계선을 따라 나타납니다
알로페시아 X민 경계와 상관없이 몸통·목·꼬리로 좌우 대칭으로 번집니다.
갑상선 호르몬 저하증살이 찌고 기운이 없으며 피부가 두껍고 거뭇해집니다. 혈액검사로 확인합니다
쿠싱증후군물을 많이 마시고 소변이 늘며 배가 처지고 피부가 얇아집니다

나이가 좀 있는 아이의 경우, 미용 한 부위가 아닌 다른 부위에 탈모가 생긴다면 검사를 받아보시는 게 좋습니다. 의외로 미용 후에 털이 안 나는것처럼 보였더라도, 호르몬 적인 문제를 확인하는 경우들이 있었습니다.

둘째, 햇볕에 상합니다. 피부가 드러나면 자외선을 그대로 받습니다. 특히 배, 안쪽 허벅지, 콧등처럼 원래 색이 옅고 털이 성긴 곳이 약합니다. 이런 노출이 반복되면 피부염이 생기고, 오래 이어지면 피부암으로 진행한 사례도 있습니다.

셋째, 털 느낌이 달라집니다. 다시 자란 털이 전보다 거칠거나 색이 다르게 올라오기도 합니다. 앞에서 말씀드린 겉털과 속털의 회복 속도 차이 때문인데, 시간이 지나면 상당히 돌아오지만 예전과 똑같아지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럼 어디까지 미는 게 좋을까요

몇 mm까지라고 정해진 기준은 없습니다. 대신 이렇게 잡으시면 됩니다.

  • 피부가 비칠 정도의 삭발은 피합니다. 손으로 쓸었을 때 털이 걸리는 정도는 남기세요.
  • 속털이 빽빽한 아이는 미는 것보다 빗어내는 게 먼저입니다. 죽은 속털만 걷어내도 바람이 통해서, 뭉친 털 때문에 더웠던 문제는 그것으로 해결됩니다.
  • 전체를 밀지 않고 발바닥 사이, 아랫배, 엉덩이 주변만 정리해도 충분한 경우가 있습니다.
  • 털이 심하게 엉켰거나 피부염이 있거나 상처·수술 부위처럼 치료가 필요한 상태라면 털을 밀어야 합니다.

미용보다 중요한 건 환경입니다

앞에서 본 위험 요인을 뒤집으면 뭘 해야 하는지가 그대로 나옵니다. 사례의 74.2%가 운동 중에 생겼다는 건, 산책 시간을 옮기는 게 미용보다 훨씬 직접적인 방법이라는 뜻입니다.

  • 산책은 바닥 열기가 빠진 이른 아침이나 늦은 저녁에 하시는게 좋습니다.
  • 더운 날은 운동량을 줄입니다.
  • 실내 온도를 적절하게 유지하고, 충분한 수분공급을 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 적절한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코가 납작한 아이이거나, 나이가 많다면 더 조심하셔야 합니다.
  • 차 안에 잠깐이라도 혼자 두지 않습니다.

마치며

오늘은 여름에 강아지가 덥다는 이유로 털을 밀어야 하는지, 강아지는 어떻게 체온을 조절하는지, 어느정도의 길이로 미용을 하는게 좋은지 알아봤습니다.

결론적으로 털을 미는 건 시원하게 해주려고 하는 것보다는, 엉켜서 관리가 안 되는 털을 정리하는 일에 가깝습니다. 더워하는 아이가 걱정되신다면 미용보다 환경을 적절히 만들어주는 것이 좋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푸들이나 말티즈는 짧게 밀어도 괜찮을까요?

괜찮습니다. 계속 자라는 털이라 시간이 지나면 원래대로 돌아옵니다. 다만 피부가 드러날 정도로 미는 건 좋지 않습니다.

이미 밀었는데 털이 3-4달 동안 안 납니다.

대부분의 경우는 시간이 오래 지나면 다시 납니다. 대략 1년정도까지는 기다려 볼 수 있지만, 만약 탈모를 유발하는 다른 원인들이 의심되는 증상이 있다면 병원에서 확인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여름마다 밀었는데 지금까지 괜찮았습니다.

매번 생기는 문제는 아닙니다. 다만 반복할수록 털 주기가 멈출 확률이 늘고, 나이가 들면 털 나는 속도 자체가 느려져 회복력도 떨어집니다. 지금까지 괜찮았다고 앞으로도 괜찮다는 보장은 없으니, 속털이 빽빽한 아이라면 주의하세요.

여름에 털이 많이 빠지는데 밀면 덜 빠질까요?

빠지는 양은 줄지 않습니다. 빠질 털은 그대로 빠지고 길이가 짧아 눈에 덜 띌 뿐입니다. 오히려 짧게 잘린 털이 옷이나 천에 더 잘 박혀서 청소가 번거로워졌다고 하시는 분도 많습니다. 털갈이 철에는 미용보다 빗질 횟수를 늘리는 쪽이 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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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1. Hall EJ, Carter AJ, O’Neill DG. (2020). Incidence and risk factors for heat-related illness (heatstroke) in UK dogs under primary veterinary care in 2016. Scientific Reports, 10, 9128.
  2. Hall EJ, Carter AJ, Chico G, Bradbury J, Gentle LK, Barfield D, O’Neill DG. (2022). Risk Factors for Severe and Fatal Heat-Related Illness in UK Dogs—A VetCompass Study. Veterinary Sciences, 9(5), 231.
  3. Blatt CM, Taylor CR, Habal MB. (1972). Thermal panting in dogs: the lateral nasal gland, a source of water for evaporative cooling. Science, 177(4051), 804–805.
  4. Torres SMF (ed.), Koch SN, Eisenschenk MNC, Mascarenhas MB, Reiter LV. Small and Large Animal Dermatology Handbook, Vol. 2 — Canine Post-clipping Alopecia / Alopecia X. University of Minnesota Libraries Publishing.
  5. MSD Veterinary Manual. The Integumentary System in Animals.

임상경력 14년차의 동물병원 원장 미우바우입니다.

이 글은 참고용 정보이며, 정확한 진단과 치료는 동물병원 내원을 통해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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